키 크는 습관
키 안 자라는 아이, 알고보니 자기전에…자기 전엔 먹지 마세요
[인터뷰] 고대안산병원 이영준 교수의 ‘키 크는 습관’
동물의 세계에서 큰 키는 경쟁력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관심만 가진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확한 지식을 알고 실천해야 아이의 키도 쑥쑥 자란다. 고대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영준(사진) 교수에게 자녀 성장을 위한 올바른 지식을 물었다.
- 아이는 언제 가장 많이 자라나.
“태어난 직후 1년 동안 가장 많이 큰다. 1년에 25㎝ 정도 큰다. 이후 사춘기에 또 한 번 자란다. 1년에 8~10㎝ 큰다. 이후 여자아이는 14~15세, 남자아이는 16~17세에 성장판이 막힌다. 사춘기 이전에 보통 1년에 4㎝(5∼6㎝) 정도 자라는 게 정상이다”.
- 키가 잘 안 크는 이유는.
“키가 또래보다 머리 하나 작거나, 1년에 4㎝ 이하로 자라면 병원(소아내분비 전문의가 있는 곳)에 와서 검사할 필요가 있다. 성장에 필요한 호르몬이 잘 안 나오는 게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키가 크는 데는 성장호르몬·갑상선호르몬·부신피질호르몬이 모두 필요하다. 이들 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는 것은 선천적인 이유도 있지만 특정 질환 때문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 와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 소화가 잘 안 돼도 키가 안 크나.
“그렇다. 소화기 장애가 있는 아이는 영양분 흡수가 잘 안 돼 키가 잘 안 큰다. 또 만선신부전증 등 신장에 문제가 있어도, 또 성장호르몬이나 부신피질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있어도 안 큰다. 그 밖에 선천적으로 골격 형성이 잘 안 되는 아이, 염색체에 문제가 있는 터너증후군도 키가 작다. 뇌종양을 앓는 아이도 성장호르몬 분비가 안 된다. 키가 왜 안 크는지 검사하러 왔다가 이런 질환을 발견하기도 한다”.
- 이런 진단은 어떻게 할 수 있나.
“갑상선호르몬·부신피질호르몬 등은 피검사로 알 수 있다. 성장호르몬이 잘 분비되는지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1박2일 동안 입원해 호르몬 유발검사를 해봐야 한다. 여자아이의 경우엔 X염색체 하나가 없어 생기는 터너증후군일 수 있다. 이를 알기 위해선 염색체 검사를 한다. 골 연령을 재는 것도 중요하다. 왼쪽 손목뼈의 X선 사진을 찍어보면 뼈 나이를 알 수 있다. 실제 나이 대비 뼈 나이를 재 성장이 너무 빠른지, 아니면 느린지를 살펴본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이 뇌종양 때문인지를 알기 위해 MRI를 찍기도 한다”.
- 어떤 치료를 해야 하나.
“우선 특정 질환이 있다면 해당 질환을 먼저 치료한다. 또 성장호르몬 주사제가 도움이 된다.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주사 치료를 해야 한다. 저녁 잠들기 전에 자가 주사하며 1~2년간 매일 맞아야 한다”.
- 아이 스스로 맞아야 하는데 힘들지 않나.
“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가 꽤 많다. 이 경우 자발적 동기가 강해 스스로 주사를 맞는 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또 예전보다 주사 맞기가 편해졌다. 최근 나온 전자식 기기는 주삿바늘이 숨겨져 있고 투약 용량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등 편리성을 강조해 아이가 쉽게 맞는다”.
- 키가 커지는 바른 생활 습관은.
“잘 모르는 것 중 하나가 자기 전에 먹는 습관이다. 성장호르몬은 약간 공복 상태라야 잘 분비된다. 그런데 자기 전에 뭘 먹으면 자는 동안 혈당을 올릴 필요가 없어 성장호르몬이 잘 안 나온다. 키가 크는 귀중한 시간을 뺏기는 셈이다. 또 살이 쪄도 성조숙증을 일으켜 성장을 방해한다. 스트레스 또한 성장호르몬 분비를 크게 떨어뜨리므로 아이가 잘 뛰어놀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도록 도와줘야 한다.”
배지영 기자
키 클리닉 - 자주묻는 질문 (첨부 : 연령별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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