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松耳/松栮) 버섯을 제대로 즐겨보기~
(효능/생육조건/채취시기/손질/보관방법)
소나무 밑둥치 근처 솔잎을 머리를 얹은 채 다소곳하게 땅껍질을 뚫고 봉긋 솟은 송이는 수확의 계절 가을에 맞는 최고의 선물이다.
송이는 하지만 생산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다든지 해걸이가 되는 작물도 아니고 한해의 기후와 송이포자 생산에 알맞은 기온과 습도에 따라 수확량이 결정된다. 송이 값이 매년 큰 차이로 들쭉날쭉 가격변동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출하가 한창일 때는 물량에 따라 하루 중 오전과 오후에도 가격대가 달라진다.
◆ 출하 때의 송이 가격형성
송이의 1차 가격은 단위산림조합의 입찰가격이나 채취자와 도매업자간 직거래를 통한 산지가격으로 형성되는 것이 통례이다. 당연히 송이 값은 그날 물량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며 생산지역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 때 송이 생산지의 산림조합은 인터넷을 통해 그날그날 거래가격을 명시한다. 이 가격에서 2,3만원 정도 유통마진을 얹으면 그날 최적의 송이 소비자가격을 유추할 수 있다.
물론 시중 유통에서 거품가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과 북한산 송이가 들어오면서 비싸야 국내산으로 믿을 것이라는 얄팍한 상술과 갓이 피지 않고 몸체가 굵은 정품만을 찾는 소비패턴이 송이가격을 올리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
◆ 좋은 송이 고르는 법
송이는 갓이 활짝 피기 전 갓 둘레가 자루보다 약간 더 굵으며 표면은 노란색을 띠며 윤기가 나고 만져봐서 탱탱하게 탄력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 자루의 모양새도 길이가 길고 밑 부분이 굵을수록 좋은 송이다.
이를 기준으로 송이는 전체 길이가 10~12cm이고 갓이 전혀 펴지지 않은 1등품에서 길이 6~8cm 이내로 갓이 1/3이내 펴진 것을 2등품, 길이 6cm 미만의 생장 정지품과 갓이 1/3이상 펴진 개산품을 합해 3등품, 기형이나 파손, 벌레 먹은 것, 물에 젖어 갓이 완전히 핀 등외품으로 나눠진다.
◆ 독특한 맛과 향
송이는 여느 버섯과 다른 특유의 풍미성분이 있다. 90%를 약간 밑도는 수분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산, 비타민, 무기질이 송이의 주성분이지만 이 중 버섯의 감칠맛을 구아닐산과 비타민 B2와 D의 모체인 엘고스테롤이 특히 많다. 구아닐산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 고혈압과 심장병에 좋은 물질이다.
무기질도 타버섯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풍부하다. 칼륨은 느타리의 10배, 양송이의 40배, 철분은 10배정도 많다. 칼륨은 혈중 소금의 농도를 떨어뜨려 고혈압 예방에 좋은 물질이다. 그윽하며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향은 송이올과 계피산메틸로 알려진 향기성분 때문이다.
◆ 효능
동의보감에 의하면 ‘송이는 맛이 달며 향이 짙다. 소나무의 기운을 받고 자라 위장의 기능을 돕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설사를 멎게 하고 기운을 북돋운다.’고 했다.
한방에선 말린 송이를 달여 기관지와 천식의 치료제로 사용했으며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성인병 예방과 손발이 저릴 때나 무릎이 시릴 때도 복용을 권장했다.
◆ 생육조건
다른 버섯들은 죽은 목재의 섬유를 분해해 영양분을 섭취하는 반면에 송이는 오직 살아있는 소나무 뿌리에서 양분을 섭취하며 자란다. 이 때문에 인공재배가 어려워 공급이 딸려 귀한 대접을 받는다.
생육에 필요한 자연조건 또한 까다롭다. 포자가 본격적으로 발아하는 시기인 9월 중순부터 약 한달 간은 낮 온도는 26℃를 넘어선 안 되며 밤엔 15℃이하로 떨어져서도 안 된다. 햇볕이 너무 들어도, 그렇다고 덜 들어도 잘 자라지 못한다. 최근 우리나라 산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일조량이 줄고 쌓인 낙엽도 잘 썩지 않아 자연산 송이 생산이 감소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채취시기
송이채취는 절기상 백로(올해 9월8일)를 지나서 시작하는 게 보통이다. 이 때부터 한로(10월9일)까지가 본격적인 송이 채취기간이다. 8월 초순 이른 시기에 시중에 선보인 자연산 송이는 여름송이(하송이 또는 밀송이)로 불리며 향이 거의 없이 벌레가 슨 것이 많으며 표면윤기와 탄력이 떨어진다. 과일로 치면 풋과일인 셈이다.
향과 맛에 있어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는 자연산 가을송이는 1년 중 추분(9월23일)을 전후한 열흘에서 보름 사이에 가장 많이 출하된다. 이 기간 동안은 자연산 송이일지라도 소비자 가격이 많이 내리게 된다. 가을 진미를 맛보려면 기다리는 미덕도 필요하다.
◆ 손질과 보관법
갓이 피지 않은 송이는 뿌리에 묻은 흙이나 이물질을 헝겊으로 닦아낸다. 이 때 껍질이 벗겨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향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갓이 핀 송이는 갓 안쪽에 흙이 많이 묻어 있으므로 고인 물에 자루 부분을 쥐고 물 속에서 아래위로 흔들어 주면 제거된다. 갓 머리는 쓰다듬듯 조심스럽게 흙을 제거한다. 먹을 때는 칼로 자르지 말고 손으로 찢어 먹는 것이 한결 맛을 더한다.
보관을 하려면 대강 흙을 털어낸 후 랩이나 신문지, 한지 등에 낱개로 잘 싸서 김치 냉장고에 넣어두면 최장 두 달 간은 맛과 향을 잘 보존할 수 있다.
염장과 건조법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갓이 핀 하품인 경우 씹는 맛은 질겨도 향은 오히려 더 강한 것이 송이다.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딱딱할 정도 말린 송이는 천연 조미료나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송이, 누구나 맛볼 향료식품으로
값비싼 송이는 아무리 제철이어도 서민들에겐 그림의 떡일 때가 많다. kg단위의 판매량도 그렇거니와 고가의 송이를 푸짐하게 썰어놓고 고기와 같이 불판에 구워먹는 모습이 꼭 송이의 풍미를 즐기는 정석은 아니다.
새송이, 느타리, 꽃송이처럼 자연산 송이도 1,2뿌리나 100g단위의 소량판매가 이뤄진다면 송이의 대중화나 유통, 또는 소비 활성화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50년 넘게 팔공산 자락에서 송이와 인연을 맺고 있는 김태락(70`요식업) 씨는 “송이는 어떤 음식에 넣어도 재료 본래의 맛과 향을 돋워주는 천연 조미료로서 손색이 없다.”며 “보관법만 잘 숙지하면 연중 송이의 향과 맛이 가득한 식탁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어느 산기슭 가을의 진미로 자라고 있을 송이. 이젠 누구든 손쉽게 가을미각의 호사를 누릴 그런 송이를 기대해본다.
송이 채취 방법
송이 채취 방법
- 송이를 채취할 때에는 한손으로 뿌리부위를 꼭 잡고 막대기를 이용하여 송이의 대 바로 옆 부분에 꽂아서 살짝 들어올려 채취해야 합니다.
- 채취한 자리는 반드시 부드러운 흙을 덮고 약간 다져주어 어린 송이와 균사를 보호하여야 합니다.
- 어린송이는 상품가치가 없으므로 정상적인 규격품으로 자란 뒤에 채취하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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